이창용 "금리 통해 가계부채 문제에 분명한 시그널 줘야"

입력 2022-04-01 10:19   수정 2022-04-01 10:5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는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잡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에 한국은행이 분명 시그널을 줘야 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일 부영 태영빌딩에서 "이자율이 균형 이자율보다 너무 낮을 경우엔 가계부채가 굉장히 늘어나서 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나중에 국가 경제 안정화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며 "전반적으로는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가 소프트랜딩(연착륙)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출 총량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가 성장률 둔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 연결이 돼 있어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성장률 둔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고령화가 되면 연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나이 많으신 분들이 은퇴하고 그러면 부동산 대출보다 생활자금을 위해 가계부채를 내면 가계부채의 퀄리티(질)도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은 총재가 되면 금융위, 금감원과 다 같이 가계부채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정책을 펼치 중장기적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단기적으로 볼 땐 이주열 총재님과 한은 집행부가 금통위원과 함께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서 가계부채를 조율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차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장재정을 펼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선 통화정책도 정부의 정책과 조율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이 후보자는 "추경도 소상공인하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이고, 대출 규제도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제 완화를 고려하는 것 같다"며 "전반적인 국가부채 문제라든지 전반적인 유동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은행이 나서서 거시적인 영향이 크면 시장을 스무딩하는 차원에서 들어가고 같이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재정정책이나 대출규제 완화가 마이크로적(세부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정부와 연계해서, 재정정책과 금리정책이 매크로에 주는 영향을 보면서 서로 조율하고 정책이 일관되게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랑 대화 안 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아니다"라며 정부 정책과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과 관련해선 "IMF뿐 아니라 한은도 3.1%로 전망하고 있는데 상반기엔 부득이하게 3.1% 예상보다 높아질 것 같고, 하반기엔 정말 모르겠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그에 따라서 유가가 어느 정도 높게 지속될지, 또 중국 상해가 오미크론으로 락다운 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이 한국은행의 임무"라며 "불확실성이 클 때 어떻게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냐 이런데 집중해야 할 것이고, 현재 전망은 상반기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고, 하반기는 예측하려 노력하기보다는 거시경제 리스크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치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자금 유출이 바로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자는 "금리뿐 아니라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하는 기대심리, 경제 전체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 어떻게 변화할까 이런 변수에 달려있기 때문에 자본 유출이 금방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며 "2018년, 2019년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려서 금리 격차가 있을 때 오히려 자본은 순유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봐도 유럽, 라틴아메리카에 비해 아시아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의 펀더멘탈을 볼 때 아직까지는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자본 유출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생각하고, 금리 격차가 커지면 환율이 절하하는 쪽으로 작용할 텐데 그것이 물가에 주는 영향을 조금 더 우려하고 봐야 하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금리 격차 자체가 미국이 워낙 지금 펀더멘탈이 좋고 성장률이 높고, 물가는 굉장히 높기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금리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가능성은 당연하다"고 판단했다.

본인에 대해 매둘기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선 "중앙은행 정책이 큰 틀로 물가 성장 금융안정 거시경제 전반적인 영향을 종합적으로 보고, 그것이 정부정책과 서로 협조하는 가운데 물가를 어떻게 달성할지 틀로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매파 비둘기파로 나누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가 일어난 상황에서 어떻게 가장 정책조합을 잘 이루고, 정부와의 조율을 잘하느냐 이런 각도로 보니까, 전 데이터가 변함에 따라 어떤 때는 매파가 되고 어떤 때는 비둘기파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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